구유 앞에서 드리는 묵상기도
성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성인이 한 분 계십니다.
예수님 성탄을 한평생 자신의 화두로 삼았던
예로니모 (기원후 340-420) 성인입니다.
성인께서 예수님을 성탄과 관련해서 신앙의 후배들에게
남긴 말씀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아무리 성탄이 수백 번 계속된다 해도 여러분 각자 마음 안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정말 지당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독일 태싱의 도미니코 수도회 회원으로서 신비가이자
대영성가였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권고를 성탄 주제이자
묵상거리로 삼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마리아에게서처럼 우리 각자 안에서도 아기 예수의
잉태와 탄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예수를 낳지 못한다면 마리아가 그때 거기에서
예수를 낳았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늘 새롭게 태어나셔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영혼 속에서 '하느님의 탄생'을 이루어낼 때, 비로소
한 인간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 옛날 나자렛의
마리아가 그랬듯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다가오는 천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무엇보다도 순종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탄생시키려면 마리아가 그랬듯이 안락한 삶을 포기해야
합니다.
본능과 이기심, 자기중심적 삶을 철저하게 배제시켜야합니다.
안개 자욱한 낯선 길을 떠나야만 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멸시를 꿋꿋이 견뎌내야 합니다.
-양승국 신부의 '친절한 기도레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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